
오늘 아침, 한 직원이 갑자기 나시르막(Nasi Lemak) 도시락을 한가득 들고 왔습니다. 알고 보니 새로 온 직원의 아내분께서 직접 싸주신 거였어요. 말레이시아에서는 이렇게 아침 시간에 도시락을 준비해 판매하시는 분들이 참 많다고 합니다. 외식 문화도 잘 발달해 있고, 또 이른 아침부터 일하시는 분들이 많다 보니 이런 ‘아침 도시락 사업’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것 같아요. 그 아내분도 아마 판매를 하시는 것 같습니다.
그 직원은 그냥 팀 동료들에게 맛보라며 공짜로 나눠주셨는데요, 다들 맛있게 먹던 중 한 사람이 삼발(sambal) 소스가 너무 맛있다며 “이거 어디서 사셨어요?” 하고 물어보더라고요. 그 순간 다 같이 웃었습니다. 혹시 이것이 고도의 홍보 전략이었나 싶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거든요. 물론 진심 어린 호의였겠지만, 맛이 너무 좋으니 그런 농담이 절로 나왔습니다.
나시르막은 말레이시아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. 이름의 뜻도 참 흥미로운데요, ‘나시(Nasi)’는 쌀을, ‘르막(Lemak)’은 코코넛 밀크의 고소함을 뜻한다고 해요. 즉, ‘나시르막’은 코코넛 밀크로 지은 밥이라는 의미입니다. 예전에는 농부들이 이른 아침 들로 나가기 전에 간편하게 드시던 음식이었다고 합니다. 밥 위에는 삼발 소스, 멸치볶음(ikan bilis), 삶은 달걀, 오이, 땅콩이 함께 곁들여지는데, 단순하면서도 조화로운 맛이 참 매력적이에요. 지금은 길거리 노점은 물론이고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을 만큼, 말레이시아의 국민 음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.
사실 말레이시아에 있으면서 나시르막을 그렇게 즐기지는 않았었는데요. 오늘 받은 나시르막은 유난히 맛있게 느껴졌습니다. 아무래도 그 안에 누군가의 정성과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어서였겠지요. 덕분에 아침부터 기분이 참 훈훈해졌고, 팀 분위기도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. 이렇게 누군가의 작은 호의 하나가 하루를 환하게 만들어주는 걸 보면, 세상은 아직도 참 따뜻한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. 오늘은 그 마음 덕분에 한층 더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했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