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늘이 칠월 칠석이다.
오늘도 한 밤중을 지나면서 빗소리가 간간이 들리더니
새벽이 되면서 주룩주룩 내렸다.
옛날엔 칠석날에 비가 오면 견우직녀가 일 년 만에 만나
너무 반가워서 흘리는 눈물이라고 했다,
더 신기했던 일은 그 흔하던 까마귀나 까치가
하루 종일 보이지 않았다. 오작교를 놓기 위해 까막까치들이
모두 하늘로 올라가서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 말을
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고 그대로 믿었었다.
밤이 되면 견우직녀가 만나는 장면을 보기 위해
졸린 눈을 비비며 하늘을 보다 잠이 들었다.
그렇게 칠석날이 지나면 까막까치의 머리를 잘 보라고 했다.
견우직녀가 머리를 밟고 지나가서 대머리가 되었다고 한다.
둘의 사랑을 지켜주기 위해 머리털이 다 빠져나가는 아픔을
참고 또 참는다는 얘기였다.
아쉽게도 나는 견우직녀의 만남도 보지 못했고
대머리 까막까치도 만나지 못한 채 나이를 먹었다.
지금은 칠월칠석을 기억하는 사람도 드물겠지만
견우직녀도 그렇게 슬프게 울지 않는다고 한다.
최신형 5G폰으로 시도 때도 없이 영상통화를 하기 때문이라는
소문이다.
믿거나 말거나...
이미지:다음블로그